식물기르기 11

오렌지 쟈스민

작고 사랑스러운 오렌지 쟈스민이 피었다. 아침에 눈을 떠 베란다 문을 열면 밤사이 베란다에 갇혀있던 쟈스민 향이 코끝을 통해 온 몸으로 날아든다. 눈을 감고 창틀을 밟고 서 있으면 기분이 너무 좋다. 오전일과와 출근 준비를 마친 후 커피잔을 들고 햇살이 가득 든 베란다 간이의자에 앉자 있으면 '행복하다'라는 표현이 절로 나온다. 단지 아쉬운 것이 있다면 좋아하는 꽃을 오래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향이 그립고, 꽃잎이 시드는 것이 아쉽고 나무를 더 자세히 꼼꼼하게 관찰하게 되는 것 같다. 이번에 꽃이 지고 나면 이 좋은 향을 언제 또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으려나... 하는 아쉬움에 조금이라도 더 맡고자 오늘도 없는 시간을 쪼개 간이의자에 앉자 최대한 늦게 집을 나서본다.

식물기르기 2023.10.05

천냥금 열매

하루의 절반을 보내는 나의 일터에는 통창 끝 작은 창을 통해 환기를 한다. 그나마 요즘처럼 뜨거운 여름이나 찬바람이 매서운 겨울에는 창문을 거의 열지 않기 때문에 야외로 나가지 않으면 신선한 공기를 접하기 어렵다. 답답한 마음에 마음 정화를 위해 창문 앞 햇살이 가장 좋은 곳에 천냥금과 함께 화분 세 개 올려두었다. 개구쟁이들이 하나씩 다녀갈 때마다 화초들 사이에 빨갛고 동글동글한 열매가 신기한 듯 만지고 관찰하다 떨구고 간다. 오늘도 호기심 강한 OO이가 천냥금 앞으로 다가가더니 열매 6개를 따 보이며 즐거워한다. 나로 인해 혹사(?) 당하는 천냥금에게 미안해 휴지에 곱게 챙겨 와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화분에 심었다. ----- 여러 날을 잊고 있었는데 새싹이 하나 둘 올라온다. 물을 주고 정성을 들이..

식물기르기 2023.08.01

크로톤 삽목

차를 마시기 위해 휴게실을 오르다 보면 색이 예쁜 크로톤이 항상 싱싱한 잎을 뽐내며 계단에 서있다. 가지로 삽목이 가능하다는 지인의 말에 오늘은 용기를 내어 주인장에게 두 가지를 얻어왔다. 투명한 유리병에 물을 담고 정성스럽게 꽂으며 잘 자라주길 소망해 본다. 주인장은 내가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색이 예쁘다'며 탐내던 걸 기억하시고 중요 팁도 알려주셨다. '2주가 지나면 뿌리가 돋는다'라고 2주면 근로자의 날!! 행여라도 잊을세라 달력에 표시해 두었다. 드디어 2주가 지났다. 뿌리 쪽에도 잎에도 아무런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 한 달하고 이틀이 지났다. 뿌리가 돋아나는 것이 보인다. 작은 화분으로 옮겼다. 아침마다 커피잔을 들고 크로톤화분 앞에 앉아 크로톤의 변화를 관찰하는 것이 일과가 되었다. 하나는..

식물기르기 2023.04.18

마삭줄

마삭줄 또는 마삭나무라 불리는 덩굴식물 잎사귀가 너~무 예쁜 화초이다. 지난달 지방으로 이사한 동생네서 어제 데리고 왔다. 잔디가 깔린 마당도 예뻤지만, 마당에 심어진 친숙한 화초와 이름 모를 많은 나무들이 정말 탄성을 자아냈다. 동생 부부는 '아직도 손볼 곳이 많다'며 집안 곳곳을 소개할 때 한숨 섞인 어조로 이야기했으나, 이사 가신 전 주인이 화초를 무척이나 좋아하셨는지 빈틈없이 심어놓은 꽃들과 과실수 그리고 농작물까지... 잔디가 깔린 말끔한 마당 한편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중 테크 아래에 자리 잡은 오색 마삭줄(초설)이 눈에 들어와 한 뿌리 얻었다. 날도 더운데 행여나 먼 길 지칠까 염려스러워 휴게소에서 간식으로 사 먹은 도넛 그릇에 물을 채우고 동그랗게 말아 품에 안고 왔다. 집에 와 밝은 ..

식물기르기 2022.07.31

만냥금 새싹

작고 빨간 열매가 눈길을 끄는 만냥금 키워보고 싶어 구매한 지 몇 년 우리 집에만 오면 시들시들 마르다 어느새 말라버리는 화초 '나와는 인연이 아닌가보다' 생각하고 포기했다. 그런데 흙 속에 묻혀 새싹으로 찾아왔다. 반갑기도 하고 황당하기도 하고 ......... 작은 화분으로 옮겼다. 마음을 졸이며 아침마다 들여다보며 인사를 한다. 이번에는 스스로 찾아왔으니 잘 자라 주길 바라면서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났다. 한 주에 한 번씩 물을 주고 관찰하는 중이다.

식물기르기 2022.05.12

동백을 들이다

시누이네 대문을 열면 마당 입구에 서서 언제나 변함없이 우리를 반기는 키가 큰 동백나무 동백꽃이 활짝 핀 제철일 때면 마당 가득 빨간 꽃잎들이 쌓여 바람을 따라 날아다닌다. 바람에 날리는 동백꽃을 보며 '이뻐요'라고 하면 뒤따라오는 시누이의 무심한 듯 던지는 일관성 있는 멘트 '하나 갖다 심어라' 오늘은 빈 화분에 흙이 가득담긴 비닐포대까지 챙겨주시며 동백 새싹을 떠주신다. '25%만 산다니 4 뿌리는 가져가야지' '2년은 키워야 제대로 뿌리내린거니 옮기지 말고' 하신다. 집에 돌아와 한 화분에 4뿌리를 옮겨 심었다. 물을 듬뿍 머금고 온 덕에 잎이 싱싱하다. 한 달이 지났다. 아직은 모두 무사하다. 새순도 돋고 반짝반짝 빛도난다.

식물기르기 2022.04.26

해피트리

이름만으로도 행복함을 주는 나무 해피트리 봄이 되면 날마다 보고 보고 또 보며 눈으로 마음으로 달래다 드디어 구입했다. 작지만, 너무 행복하다. 집으로 오자마자 적당한 크기의 화분을 골라 옮겨 심고 물을 듬~뿍 준 다음 적당한 자리를 찾아주었다. 이주가 지나자 자라는 것이 눈에 보인다. 새잎이 나고 가지도 많아졌다. 또다시 이주가 지났다. 크기가 다른 새로운 화분으로 옮기고 커피나무 옆으로 자리도 옮겼다. 홍페페와 미니 알로에, 커피나무까지 잘 자라는 화초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모습을 보니 환기를 위해 창문을 열 때마다 기분이 좋다. 칠십일이 지난 지금 품에 안고 오며 보던 어린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처음부터 우리 집에 있었던 화초 같다. 지금처럼 쑥쑥 잘 자라며 아침마다, 볼 때마다, 마음을 편하고 행..

식물기르기 2022.04.17

꽃기린 물꽂이

나는 꽃기린을 좋아한다. 다양한 색깔의 꽃들도 좋아하지만, 꽃기린의 초록 초록한 푸른 잎도 너무 좋다. 우리 집 꽃기린은 햇살을 받으면 작고 앙증맞은 빨간 꽃이 더욱 곱고 진하다. 지난겨울 앙상하게 뼈만 남은 꽃기린을 보다가 과감하게 하나를 잘라 물꽂이를 시도했다. 겨울이라 추위에 행여라도 뿌리를 내리지 못하는 건 아닌지 날마다 눈을 맞추며 들여다보고 조금이라도 햇살이 더 드는 곳으로 옮겨가며 마음을 졸였다. 한 달이 지나고 두 달이 지나자 조금씩 변화가 보이더니 뿌리도 보이고 초록초록 싹도 돋았다. 정확하게 3개월 만에 작은 화분에 옮겨 심었다. 화분으로 옮기고 일주일이 지나자 새로운 싹이 보이더니 하루가 다르게 잎의 숫자가 늘어난다. 이제는 안심해도 될 듯하다. 다시금 한 달이 지났다. 이제 정식으로..

식물기르기 2022.04.15

천리향을 구입하다.

텃밭을 다녀오다가 봄꽃을 판매하는 트럭을 발견했다. '구경만 하겠다'라고 남편님과 찰떡같이 약속하고 트럭으로 발길을 옮겼다. 봄을 맞아 알록달록 색색이 예쁘고 화려한 꽃들이 트럭을 하나 가득 채우고 트럭 주변 길까지 화초들로 가득하다. 파릇파릇 생소한 화초에 취해 구경하던 중 평소 몹시 갖고 싶었던 천리향이 눈에 띄었다. 너무나 작아서 사장님께 재차 이름을 확인했다. 남편님을 졸라 5천 원을 지불하고 천리향을 구입했다. 앙증맞을 만큼 작고 아담한 천리향 집에 와 옮기니 생각보다 화분이 더 작다. 처음이다 이렇게 작은 화분에 담긴 화초도 판매를 하는구나. 날마다 들여다본다. 코를 가까이 대고 집중해야만 향기를 느낄 수 있다. 며칠이 지나자 꽃잎이 하나씩 떨어지고 새로운 초록 잎들이 나온다. 마음껏 잘 자라..

식물기르기 2022.04.14

봄을 준비하는 분갈이

봄비에 이어 봄눈이 소복이 내렸다.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며 우리 집 베란다도 정비에 들어갔다. 올 한해 이쁜 꽃과 기분 좋은 향 그리고 아침마다 환기를 위해 문을 열고 깔끔하고 윤이나는 화초를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은 싱싱함을 위해 분갈이를 준비했다. 작은 화분에서 알차게 겨울을 이겨낸 화초들과 짬짬이 물꽂이 해둔 화초 그리고 하나 더 늘리고 하나라도 더 가지고 싶은 주인장의 욕심에 따라 화분의 갯수와 크기를 정하고 미리 사다놓은 분갈이용 흙과 화분을 이용해 분갈이를 시작했다. 조심스럽게 화분을 엎어 화초를 꺼내 나눔을 하고 적당하고 넉넉한 크기의 화분으로 옮긴 후, 다시 흙을 채우기를 반복 물이 필요한 화초에만 물을 듬~뿍 준다. 개중에는 하루 이틀 지난 후에 수분을 공급해야 더 싱싱하게 뿌리를 내리..

식물기르기 2022.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