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와 함께 찾아온 눈
베란다 장독대에 소복하게 쌓인 만큼
아이들의 마음속 행복도 가득하다.
추위에 떨면서
장갑도 없이 나가자 떼를 쓰더니
맨손으로 눈을 만지고
신이나 두어 개 뭉쳐보고는
금세
'손이가 얼음 될 것 같다'라며
들어가자 또 떼를 쓴다.
눈사람 그림을 볼 때마다
'눈이 오면 꼭 커다란 눈사람 만들자'라고
손가락을 끌어다 걸며 매일같이 약속을 강요하더니
수백 번 한 약속을 단숨에 무색하게 한다.
따듯한 물로 손을 씻고 몸을 녹이자
또다시 나가자고 반복한다.
ㅠㅠ
이럴 땐 새로운 놀이를 얼른 시작해주어야 하는데
눈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들과 간단하면서 즐거운 놀이가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라벨지에 눈사람을 출력하고
검은색 쇼핑백과 좋아하는 반짝이 스티커를 준비해주었다.
검은색 쇼핑백에 눈사람을 붙이니 생각보다 예쁘다.
반짝이 스티커를
눈사람 주변에 하나씩 붙일 때마다
'반짝반짝 반짝이 눈이 오네'했더니
너무 즐거워한다.
나가자고 떼쓰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신나게 눈사람 쇼핑백을 꾸미는 겸둥이들만 있다.
눈사람 그림 자료 출처 : 키드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