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옥수수를 주문해 먹던 농장 지인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옥수수 수확을 앞두고 주문량을 체크하신단다. 우리 집은 옥수수를 좋아하는 나와 작은 아이의 한 해 간식으로 매년 100개를 주문하는데 어느 해부터인가 포장단위가 50개에서 30개로 줄더니, 쓰레기 많이 나온다고 배려해주시던 옥수수 손질도, 원하면 쪄서 보내주시던 것도, 모두 생략하고, 이제는 농장에서 수확한 그 상태 그대로 보내주신다. 나 또한 대량이라 손질하기 번거로워도 시장 옥수수와는 차원이 다르기에 매번 주문을 한다. 습관이란 게 무서운 것이 십여 년을 손질해 보내주시다가 주문량이 많아지고 손질할 시간이 없어 못해주신다고 양해를 구하셨음에도 베란다에 앉아 손질하다 보면 서운함과 함께 고마움이 새록새록 솟는다. 작년에는 친하게 지내던 지인의 ..